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람이다

February 24, 2017

2017.02.27. [디지털산책] 4차산업혁명 핵심은 `사람`이다. 디지털타임스

 

저자가 감히 예측하건데, 2017년 독자분들이 가장 많이 듣게 될 단어는 가상현실과 혼합현실을 포함한 실감미디어, 인공지능을 포함한 지능정보화 사회, 그리고 4차 산업혁명일 것이다. 가상현실은 삼성전자의 ‘기어VR’과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리프트'를 통해 이미 친숙한 미디어로 다가왔고, 인공지능은 이세돌 9단과의 바둑대결을 펼친 ‘알파고’를 통해 일반인에게도 잘 알려졌다. 반면, 아직까지 일반인에게까지 널리 퍼지지는 않았지만, 정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 등 전 영역에서 전문가들은 2016년부터 서서히 4차 산업혁명을 머릿말로 붙이며 새로운 세계가 다가왔음을 예측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주요한 화두로 제시되었으며, 인간과 기계의 잠재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는 사이버-물리 시스템으로 정의된다. 사이버-물리 시스템은 초연결 환경에서 실재와 가상이 통합되어 네트워크로 연결된 사물을, 자동으로 그리고 지능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구체적인 파괴적 혁신으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블록체인, 바이오 테크놀로지 등을 들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주창가인 클라우스 슈밥은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갖는 범위와 속도, 그리고 충격이라는 측면에서 인류 역사상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세계가 도래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지금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은 구호와 선언만 난무할 뿐이다. 의미 없는 ‘4차 산업혁명'이란 용어가 남발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아닌 것이 없고,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인 것도 없는 모습이다. 새해를 맞이한 이유로 한해의 전망과 미래의 준비를 위한 탓이겠지만, 어떤 내용이건 간에 제목에 ‘4차 산업혁명’을 붙이면서 새로운 시대에 발딛는 우리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무엇이건간에 새롭게 여겨지는 것은 모두 갖다 붙이니 4차 산업혁명의 의미는 희석화되고, 그 중요성은 흐릿해진다.

 

정부의 4차 산업혁명 전략을 보자. 작년 12월 29일에 발표된 관계부처 합동으로 제작된  ‘2017년 경제정책방향' 보고서를 보면, ‘4차 산업혁명’이 거의 마흔번이나 등장한다. 그만큼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고, 준비하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서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민관합동 ‘4차산업혁명 전략위원회’를 신설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스타벤처’를 100개 육성하고, 한국전력 고공 철탑을 4만기의 드론으로 점검하며,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공장을 4천개로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정치권은 어떠한가? 지난 2월 1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4차 산업혁명 선도전략을 발표하며, 국가 컨트롤타워 설립을 기본으로 한 정부 주도의 육성 방향을 밝혔다. 반면, 국민의 당 안철수 의원은 4차 산업혁명은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제도와 문화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부와 정치권의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주장을 들어보면, 이전 정부에서 주장한 전략과 무엇이 그리고 어떻게 다른지 모르겠다. 늘 그래왔듯이 몇개를 만들고 몇개를 성공시키겠다는 전혀 ‘4차 산업혁명'스럽지 못한 목표설정이 그대로 제시된다. 과거 2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그리고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면서도 정부의 정책방향은 정부가 나서서 몇개를 만들겠다는 주장만 되풀이 된다. 어떤 시대건간에 늘 똑같다. 물론 정치권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정부에서 주창하던 ‘창조경제'는 아직까지도 그 의미가 무엇인지, 어떤 분야에 어떻게  적용가능한지 여전히 불분명하다. 비전도 없고, 구체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강남스타일’, ‘태양의 후예’, ‘전주한옥마을’이 창조경제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는데, 공통점은 결과론적으로 각 분야에서 성공했다는 것 뿐, 도대체 왜 이러한 결과물들이 성공을 했는지에 대한 공통분모가 없다. 그저 ‘창조’라는 단어만 붙일뿐, 용어가 담긴 철학과 사상이 부재한 탓이다.

 

4차 산업혁명 역시 마찬가지다. 4차 산업혁명이 하나의 유행어처럼 사용된다면 이전 정부에서 주장했던 녹생성장이나, 지금의 창조경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기술혁명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4차 산업혁명은 의식 개혁과 새로운 태도의 형성이라는 창조적 사상적 혁신을 기반으로 한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미는 우리에게 익숙한 과거와 현재를 벗어던지고, 새로움의 파도에 빠질 것을 전제로 한다. 4차 산업 혁명을 준비한다는 의미는 이제까지 해왔던 단순반복적이면서도 구태의연한 태도를 버리고,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도전에 대한 결과물인 실패에 대해 당당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정부는 바로 이러한 태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시스템과 정책을 만드는 것이 주요 과제가 된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람이다. 신성장 동력이나 새로운 먹거리로 4차 산업혁명을 이해한다면, 그 결과는 여전히 3차 산업혁명 시대에 머무르게 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은 성장의 경제가 아니다.생산성 고도화와 효율성이라는 이제까지 경제 산업 논리는 4차 산업혁명과 어울리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은 결국 사람을 위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 논의의 핵심에는 사람이 있어야 하고, 정부와 정치권은 바로 사람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 곧 사람이다.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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