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17’을 정리하는 세개의 키워드

February 28, 2017

2017.01.17. [테크 트렌드] ‘CES 2017’로 본 3대 키워드. 한경비즈니스

 

매년 1월초가 되면 전 세계가 라스베이거스를 주목하며 한 해의 디지털 관련 주요 키워드를 정리하고, 미래의 디지털 트렌드를 예상하곤 한다. 올해로50주년을 맞이하는 ‘CES 2017(Consumer Electronics Show)’은 금년에도 어김없이 1월 5일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전세계 150여개국에서 16만명이 넘는 관람객이 참석하고, 3,800여개의 회사가 자사의 제품을 뽐내며, 300개가 넘는 컨퍼런스 세션을 통해 현재와 미래를 논의했다. CES는 1967년 뉴욕에서 첫번째 전시회를 개최한 이래로 스테레오 기기, VCR, DVD, 3D 프린터 등 당대 최신 테크놀로지를 선보이며 그간 70만개가 넘는 제품을 소개해왔다. 매년, 혁신적인 제품이 첫 선을 보이며 트렌딩 세터의 역할을 톡톡히 해낸 CES. ‘CES 2017’에서는 어떤 제품이 그리고 어떤 서비스가 주목을 받았을까? 전 세계 언론사와 테크놀로지 관련 기업들이 제각각 키워드를 정리하고 있는데, 이 글에서도 ‘CES 2017’을 몇개의 키워드로 정리하고자 한다. 다만, 천편일률적으로 이루어지는 제품과 서비스에 관한 트렌드를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디지털 시장 전반을 관통할 수 있는 환경을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세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CES 2017’을 정리하는 첫번째 키워드는 중국이다. 테크놀로지를 다루는 키워드가 등장해야 하지만, 작년부터 CES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중국을 빼놓고는 얘기할 수 없을 정도로 그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짝퉁과 베끼기 그리고 대륙의 실수라는 우스개 소리로 중국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제는 중국을 다시 봐야 할 것이다. 중국은 금년에 약 1,300여개의 회사가 참석해서 전체 참석 기업 중 약 30%에 이를 정도로 ‘CES 2017’을 거의 점령하다 시피했다. 이러한 숫자는 작년보다 20%나 증가한 것인데, 최근 중국의 ICT 기업이 얼마나 다양한 영역에서 확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숫자이다. 중국의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관심은 전통적인 영역의 하드웨어에만 머물지 않는다. 스마트폰이나 드론은 물론이고 로봇, 증강현실, 무인자동차 자동운전 솔루션 그리고 인공지능까지 CES에서 다루는 테크놀로지 전 영역에서 브랜드 가치를 빛내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디지털 대국 굴기(崛起)는 통계 자료로 여실히 파악할 수 있다. 정부 지원 벤처 펀드가 2015년 한 해에만 약 254조원(2310억 달러), 그리고 2010년 이후 약 372조원(3380억 달러)을 넘어섰고, 2016년 상반기 동안 중국의 스타트업 펀딩에 약 41조원(372억 달러)이 투자됐으며, 매 분기마다 400에서 500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되고 있다. 테크놀로지의 붐업은 단지 기업에만 머물지 않는다. 사용자의 수나 사용 빈도에서도 비교 대상 국가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 예로 작년 말에 발표한 위챗(WeChat)의 데이터 활용 리포트를 보면, 중국인들의 디지털 활용이 얼마나 광범위한지 확인할 수 있다. 위챗의 일간 로그인 사용자는 7억 6천 8백만명에 이르고, 전체 사용자의 절반이 하루 90분 이상 위챗을 사용하며, 영상과 음성 통화를 하루 평균 1억건, 그리고 20대와 30대 사용자는 하루 평균 81건의 메시지를 보내는 등 디지털의 활용이 일상화되었다. 스타트업의 숫자와 투자금 그리고 사용자 수와 사용량을 기준으로 중국을 넘어설 수 있는 나라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CES 2017’에서 소개한 다양한 제품을 통해서 5G 네트워크의 필요성이 더 커졌다는 점은  5G 네트워크의 빠른 상용화를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5G는 차세대 이동통신으로 LTE의 다음 세대 통신 기술이다. LTE보다 20배 빠른 20Gbps의 전송 속도를 갖는 5G는 2020년에 국제 표준화가 완료될 예정인데, 가상현실 동영상과 4K UHD 영상과 같은 실감미디어의 활용에 있어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사물인터넷 관련 기술에 요구되는 통신 서비스다. 5G 통신을 기반으로 모바일 브로드밴드 영역이 충분히 확충됨으로써 4K와 8K UHD 비디오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고, 가상현실과 클라우드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무인 자동차와 스마트 시티를 만드는데 5G는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무인 자동차와 통신 속도가 무슨 관계가 있을지 의문을 품을 수도 있지만, 자율주행을 위한 핵심 기술이 바로 통신기술이다.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다양한 차량용 센서를 통해서 주변 환경의 필요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5G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 도로 정보를 읽는 탤레매틱스로 연결해야 한다. 클라우드를 통해 자율주행자는 정보를 수집, 가공하고 클라우드에서 머신러닝 기능을 통해 셀 수없이 많은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해서 자동차에게 전달하게 되는데 5G 네트워크는 필수적이다. 생각해보라, 사고는 순식간에 발생하는데 무인자동차로 전달되는 정보가 조금이라도 늦춰진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도로의 교통량, 빈번하게 변화하는 도로 상황, 교차로에서의 신호 변화, 그리고 차량 간 돌발상황 등 자율주행을 위해서 해결해야 할 다양한 상황을 빠른 통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알고리즘과 엄청난 양의 데이터, 그리고 고성능 프로세서를 통해 처리되는 정보를 안정적으로 제공해야 자율주행차는 안전하게 운행되는 것이다. 지연시간을 최대한 단축시키고, 통신 간섭을 최소화하며, 주변 차량과의 상호작용을 하는 차량통신(V2X, Vehicle to Everything) 정보가 끊임없이 제공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KT는 인텔, 퀄컴, 삼성 등 글로벌 기업과 공유하는 5G 표준 규격을 만들고 있고, SKT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의 자동차 기업을 중심으로 설립된 5G 자동차협회(5GAA)에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더 이상 언급할 가치가 없을 정도로 디지털 트렌드에서 주인공의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과연 인공지능을 빼놓고 무엇을 언급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인공지능은 미래 아니 현재의 테크놀로지 관련 사업의 핵심 기술이다. 인공지능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지만, 인공지능이 적용되는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의 활용이 더 기대된다. 구글 어시스턴트(Assistant),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Cortana), 아마존의 알렉사(Alexa), 애플의 시리(Siri) 그리고 IBM의 왓슨(Watson) 등은 이미 잘 알려진 인공지능 플랫폼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장이 이제 시작 단계이니만큼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미 스마트폰을 통해 익숙해진 시리와 같이 음성인식을 통한 인공지능이 가장 친숙하게 대중에게 접근하고 있고, 이러한 음성인식을 활용한 인공지능을 통해 가전제품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부엌에서 냉장고와 오븐이 인공지능이 접목된 전자기기라면, 베란다에는 세탁기가, 거실에서는 스피커가, 그리고 바깥에서는 자동차가 인공지능이 접목되며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 이미 수천개의 회사가 아마존의 알렉사를 채택하고 있고, 냉장고에서 자동차까지 알렉사가 할 수 있는 기능이 7천개를 넘을 정도로 많은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는 예를 보면 이제 본격적인 상용화도 멀지 않아 보인다.

인공지능이 시장에서 주목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인공지능을 통해서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가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것과 같은 가장 아날로그적인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대중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데, 인공지능이 바로 그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친구와 대화하듯 커뮤니케이션을 하다 보면 사용자가 가장 선호하는 적절한 환경을 제공해 줄 수 있으니, 말 그대로 현존하는 시장을 파괴(disruptive)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CES 2017’은 50주년을 맞는 해였지만, 시장을 강타할 만한 혁신적인 테크놀로지는 등장하지 않았다. 드론이나 가상현실, 로보틱스와 무인차 등 전년에 비해 한층 발전된 테크놀로지가 소개되기는 했지만, 시장의 변화를 가져오는 혁신은 없었다. 그리고 금년에 참여한 회사의 20%가 지난 3년 내 만들어진 회사였다는 것은 그만큼 디지털 트렌드가 빨리 변하고, 디지털 환경을 개척하려는 혁신적인 스타트업이 많이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중국과 5G 그리고 인공지능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이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디지털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지, 아니면 제대로 따라가고는 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내년 CES에서는 우리 기업들이 주인공으로, 그리고 국내의 많은 스타트업들이 당당히 세계 시장에서 우뚝 서기를 기대해본다.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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