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더가 만드는 미래

March 28, 2017

2013.12.11. [디지털산책] 코더가 만드는 미래. 디지털타임스

 

2011년 3월. 새롭게 출시되는 아이패드 2를 소개하며 발표의 마지막에 남긴 스티브 잡스의 기념비적인 명언은 이제 일반인에게도 익숙하다. “테크놀로지만으로는 충분하지 못하다. 테크놀로지는 인문학과 함께 할 때에서야 비로서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지난 6일 삼성동 코엑스에서는 미래창조과학부 주최로 `SW: 생각의 틀을 깨다!'라는 주제의 컨퍼런스가 열렸다. 소프트웨어에서 인문학의 역할을 되새기며, 공학과 인문학 간의 교류를 통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한편, 지난 달에는 인문 분야 등 소프트웨어 비전공 학생을 융합 인력으로 키운다는 목표로 소프트웨어 복수전공/부전공 프로그램 선도대학을 선정하기도 했다. 소프트웨어 분야와 인문·사회·예술분야 등 이종(異種) 학문간 융합 촉진을 통한 미래 소프트웨어 융합 인재 양성을 위해 개방형 ICT 융합 과정 선도 3개 대학에게 4년간 약 50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고, 소프트웨어 비전공 학생의 소프트웨어인력 유입 확산과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다양한 융합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2017년까지 소프트웨어 복수전공/부전공 프로그램 지원대학을 14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러한 소프트웨어와 인문학의 융합에 대한 관심은 정부나 학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창의적 문제 해결력을 갖춘 융복합형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을 위해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SCSA)를 운영 중이고, NHN은 NEXT라는 자체 교육기관을 통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육성하면서 프로그래밍 커리큘럼과 함께 인문사회학 커리큘럼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테크놀로지와 인문학의 융합에 힘쓰고 있다.

 

이렇게 정부와 학계 그리고 산업계에서 인문학에 대한 관심을 갖고 테크놀로지에 대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는 인간을, 그리고 테크놀로지가 가져오는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것은 테크놀로지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가 미래를 대비하는 적절한 방향인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무관심이 우리 사회를 뒤덮고 있는 환경에서 테크놀로지와 인문학의 융합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 또한 인문학 또는 사회과학 전공자들이 소프트웨어 강좌를 6개월에서 1년을 배운다고 이들이 융합을 이해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가? 이런 의문에 대한 근본적인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답변은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code.org가 보여주고 있다.

 

2012년 8월에 설립되어 컴퓨터 프로그래밍 교육의 중요성을 알리는데 일조하고 있는 비영리 단체인 code.org는 모든 초중고등학교의 학생들이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함을 주창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실천적 내용으로 컴퓨터 수업이 수학과 같은 수업처럼 개설되어야 함을 짧게는 향후 5년, 길게는 17년 뒤에 미국 사회가 직면할 다양한 상황을 통계자료를 통해 설득하고 있다.

 

필자는 code.org의 주장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초등학교 때부터 또는 더 나아가 우리 모두에게 프로그래밍 학습이 필요한 이유를 앞서 스티브 잡스가 언급한 테크놀로지와 접목된 인문학의 필요성의 관점에서 보고자 한다. 인문학적 이론과 방법론의 필요성은 결국 세상을 바라보는 중심을 테크놀로지에서 인간으로 돌린 것이다. 그렇다면, 테크놀로지를 만들기 위해 인문학적 배경을 갖춘 인재를 찾기보다는 우리 모두가 갖고 있는 인간이라는 속성을 테크놀로지를 통해 드러내면 되는 것 아닌가? 즉,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통해 직접 만들 수 있을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가장 이상적인 인간 중심의 테크놀로지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앞선 네트워크 인프라, 싸고 품질 좋은 하드웨어, 그리고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환경에서 프로그래밍 언어를 다룰 줄만 안다면 디지털 테크놀로지 없이 잠시도 살 수 없는 미래 사회에서는 가장 필요한 인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직접적으로 디지털과 관련된 시장의 요구가 아닐지라도 개인의 관심사를 전문가의 수준으로 달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말하기 위해서는 초중고등학교 교육이 국어, 영어, 수학 등 대학교를 가기 위한 교육이 아닌 인간 중심의, 그리고 학생 자신이 갖고 있는 소질을 계발하는 교육이 전제가 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디지털은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것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반이 된다. 그리고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개인은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을 경험할 것이다. 하드웨어에서의 디지털 제조(digital fabrication)와 더불어 소프트웨어에서의 code.org의 활동은 그런 점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다.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code.org의 활동에 경의를 표하며 12월 8일에 유투브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글의 앞머리에서 소개했던 스티브 잡스의 저 유명한 발언은 이제 오바마의 제안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리고 이것은 우리의 미래가 될 것이다.

“새로운 비디오 게임을 그저 사는 것으로 끝내지 마세요. 직접 만들어 보세요.

앱을 그저 다운로드 받는 것에 그치지 마세요. 어떻게 만드는 게 좋을지 직접 디자인해보세요.

스마트폰을 갖고 노는 것이 전부는 아니예요. 직접 프로그램 해보세요.”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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