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와 유언비어 그리고 불신

March 27, 2017

2014.05.07. [디지털산책] SNS 유언비어 줄이려면. 디지털타임스

 

4월에서 5월로 달이 바뀌면서 잔인한 4월은 5월마저 삼켜버렸다. 세월호 사건은 우리 사회의 집단적 우울증과 트라우마를 가져오며 언제 끝날지 모르는 지리한 절망의 경험을 가져왔다. 진도에서 전해오는 소식만큼이나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온라인을 통해 전해지는 다양한 소문들인데, 이러한 소문은 때로는 사실로 전해지기는 하지만 MBN의 허위 인터뷰처럼 구속 송치된 경우도 있다. 경찰은 지난 4월 23일 악성 유언비어 87건을 적발해 56건 내사(15명 검거) 착수, 26건 삭제요청, 5건 해양경찰청 등에 기관통보 조치, 그리고 25일에는 악성 유언비어 112건 중 76건 내사(검거18명), 30건 삭제요청, 6건 기관통보 조치했다. 또한 지난 21일 세월호 사고 이후 수학여행 전면금지를 결정한 17개 시·도교육국장회의에서 교육부는 사고와 관련해 학생들이 SNS에 악성댓글이나 유언비어를 올리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비단 이번뿐만 아니라 큰 사건이 발행하거나 특히 정치철이 되면 SNS 상에서 유언비어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단속기사가 눈에 띈다. 그렇다면 유언비어가 도는 이유는 무엇인가? 정치학자인 레이몬드 바우어와 데이비드 글래처는 1930년대 소련 시민들이 소문에 의존하게 된 과정을 연구하면서 공식적인 뉴스가 신뢰를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문이 강력했음을 밝힌 바 있다. ‘루머 심리학’의 저자인 니콜라스 디폰조와 프라샨트 보르디아는 소문은 "어떤 집단이 모호한 상황에 빠졌을 때 그 상황을 설명하려는 집단적인 노력"이라고 정의한다. 모호한 상황은 불확실한 상황을 의미한다. 정보가 아예 없거나, 잘못된 정보가 전달되거나(추후 조사를 통해 밝혀지는), 상반된 정보가 제공되는 등의 상황이 되면 그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소문에 의지하는 것이다. 모호한 상황이 지속되고 소문이 지속되면 공식적인 정보의 신뢰성은 갈수록 떨어지게 되고, 사회 혼란은 지속되는 악순환을 겪게 된다. 여기에 더해 불안 심리는 주의력과 기억 등 인지 과정을 방해한다. 재난이 일어나 후에 과장이나 오류, 날조된 소식은 사람들이 겪는 공포나 분노와 결합되어 그 확장성과 영향력이 증폭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유언비어를 잠재우는 방법은 어떠한가? 먼저, 법에 의한 처벌은 기본이다. 그러나 이것이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다. 루머 연구의 권위자인 니콜라스 디폰조는 그의 책 ‘루머사회’에서 명료성, 의사소통, 불안해소, 반박 등을 통해 유언비어를 통제해야한다고 제언한다. 즉,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정확한 정보를 적시에 제공함으로써 불안을 해소해야 함을 밝히고 있다. 자세한 설명과 함께 분명한 반박 메시지를 통해 잘못된 정보의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의 안일한 대처와 해경과 특정 민간 사업자와의 이해하지 못할 관계, 공식 브리핑과 상반된 민간 잠수부의 진술 등은 실종자 가족은 물론 국민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와 더불어 실제 상황과는 동떨어진 또는 오보를 양산한 언론의 폐해는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데, 실종자 가족들은 현장과 보도되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며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하며 정부와 국내 언론에 대한 불신을 보이고 있다. 세월호 침몰 이후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으려고 하고, 책임에 걸맞는 행동을 보여주지 못하는 정부에 대해 그리고 사고 현장에서 구조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있는 실종자 가족이 딴판으로 보도되는 신문 방송 뉴스에 대해 불신감을 갖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진도 VTS 교신 녹취록 미공개, 해경의 좌충우돌, 특정 민간업체에 대한 의혹, 피해자 가족의 하소연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구조 상황에 대해 국민들이 무엇인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어느 앵커의 말마따나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왜라는 질문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는 현 상황’에서 유언비어가 도는 것은 어쩌면 정상적인 사회현상일 수 있다.

 

정치의 핵심은 신뢰이다. 공자는 민무신불립(民無信不立)이라하여, 신뢰를 군대보다 그리고 식량보다 중요한 정치의 근본을 삼았다. 또한 행이지충(行之以忠)하여 정치를 행할 때 충심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사사로움이 없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SNS를 부각하며 유언비어에 대한 단속과 SNS 글 쓰기를 제한하는 행동으로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 근본적으로 정부는 솔직한 정보를 공감할 수 있는 소통방식을 통해 제공해야 하고, 언론은 오보를 양산하는 속보성 그리고 받아쓰기 기사가 아니라 책임질 수 있는 기사를 제공해야 한다. 글을 쓰는 지금 이 순간에도 SNS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9일 세월호 참사 정부 합동분향소를 방문했을 때 위로한 할머니가 정부 측이 동원한 인물이라는 이른바 '조문 연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불신은 유언비어를 낳고, 유언비어는 사회 혼란을 부추긴다. 정부와 언론의 신뢰회복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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