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국민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 1. 원자력과 소통

April 2, 2017

2012.09.06. 1. 원자력과 소통. 원자력문화재단

 

‘소통(疏通)’이란 단어가 넘친다. 정부, 기업, 학교 등 조직의 특성과 업무 영역에 상관없이 ‘소통’이 넘친다. 가히 소통의 시대라 할만하다. 소통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을 의미한다. 소통의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여 오해가 없음’을 의미한다. 반면 커뮤니케이션은 ‘정보나 뉴스가 상호 교류’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학술적 의미를 따진다면 연구자마다, 학파마다 서로 다른 정의와 함의를 말하겠지만 일반적인 정의는 이와 같다. 소통과 커뮤니케이션의 정의를 보면 한가지 결정적인 차이를 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은 단지 교류 또는 상호작용을 의미하지만 소통은 ‘잘 통하여 오해가 없음’의 긍정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 두 단어의 차이를 이해하자면 다음과 같은 주장을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모든 인간은 커뮤니케이터이지만, 그 자체로 훌륭한 커뮤니케이터(good communicator)는 아니다.” 이 말은 인간은 본성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즉 정보를 나누며 상호작용하는 존재를 의미하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커뮤니케이션을 잘 하는 존재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훌륭한 커뮤니케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학습과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는 훈련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반면 소통은 이미 그 자체로 커뮤니케이션을 잘 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한마디로 굿 커뮤니케이션(good communication)의 결과라 말할 수 있다. 

 

원자력계에서도 ‘소통’이 화두이다. 8월만 해도 지식경제부 장관과 차관이 각각 서울과 인천에서 교사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와 원자력 소통마당’을 개최했고, 7월에는 장관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동일한 행사를 진행했다. 방송과 언론의 활용도 적극적이다. 지식경제부 장관이 직접 KBS 심야토론에 나가 에너지 수급 문제로 인한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책임 있는 담당자인 장관과 차관이 솔선수범하여 국민들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모습은 박수 받을 일이다. 무엇보다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하는 일이 원자력 이슈에 관한 커뮤니케이션의 주요한 한 축일 것이다. 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민의 이해증진을 목적으로 설립한 기관으로 원자력 이용에 대한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이 존재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간 방송 언론 매체를 주로 활용한 재단이 금년부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서 개인과의 관계 증진을 시도하는 것도 높이 평가할만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장관과 차관이 국민과 함께 하는 대화와 원자력문화재단이 행하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동들을 소통으로 정의할 수 있는가? 

 

우리 국민들이 원자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게 된 계기는 역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원자력 발전소 사고이다. 추상적으로 그리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위험한 상황이 실제로 언론과 방송을 통해 전파되었을 때 두려움은 현실이 된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동일한 질문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갖고 있는 두려움과 불안감 등이 소통, 즉 ‘잘 통하여 오해가 없게끔’ 문제가 해결된 것인가? 사고로 인해 원전에 대해 염려하는 많은 사람들의 걱정과 반원전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반원전 또는 탈원전의 목소리에 대해 소통하고 있는가? 

결론적으로, 정부와 재단 등 원자력 관련 기관들은 국민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인가? 혹시 여전히 국민을 대화의 상대자가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한 분야인 홍보(弘報)의 대상자로 보는 것은 아닌가? 국민을 단지 정보를 수신하는 수동적 존재로 보는 홍보 전략으로 이러한 활동을 수행하는 것은 아닌가?  

 

소통은 그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이 더 중요하다. 소통의 과정을 어떻게 이끄느냐가 바로 소통을 가능하게 하기 때문이다. 인간을 이해하고, 인간을 둘러싼 환경(context)을 이해해야 함은 물론, 적절한 메시지와 채널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과거 대중을 이해시키려는 방식이 매스 미디어를 통한 홍보를 주로 했다면, 디지털 시대는 개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공감을 통해 소통을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원자력처럼 극단적으로 호불호가 갈리는 이슈에 있어서는 끊임없는 접촉을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방안이 긍정적 태도를 갖게 할 수 있다. 생각해보라. 위험하다고 느끼는 사람한테 단지 위험하지 않다고 내 말만 해서 설득이 되겠는가? 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 그리고 공감, 이것이 바로 소통을 하기 위한 핵심 가치이다. 원자력 이슈가 장기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통해 소통의 진정한 의미를 가져오기를 바란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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