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자들

October 20, 2017

2017.10.20. <외부자들>. 채널A 시청자마당. (307회) 

 

프로그램의 제목부터 범상치 않은 시사예능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혼돈의 대한민국’, ‘드라마보다 뉴스가 더 재미있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 소개 역시 심상치 않습니다. 출연자의 면면을 보면 이 프로그램의 제목과 소개 글이 허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기 시사예능 프로그램 ‘외부자들’ 이야기입니다.

 

‘외부자들'은 한 명의 사회자와 네 명의 토론자로 구성되는 프로그램입니다. 인기 팟캐스터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정봉주 전의원, 방송기자 출신으로 본인 이름의 시사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안형환 전의원, 유명 작가이자 문화 평론가인 진중권 교수, 그리고 한동안 자취를 감췄다가 화려하게 등장한 전여옥 전의원이 입담의 주인공입니다.

 

‘외부자들'은 장점이 많은 프로그램입니다. 정보 전달과 사안의 해석, 그리고 재미까지, 시사와 예능의 필요충분조건을 잘 갖춘 프로그램입니다. 먼저 기획력이 좋습니다. 시사란 현재 일어난 여러 가지 사회 사건을 의미합니다. 세상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 가운데 화제성 있는 주제를 선택하는 것은 바로 기획의 힘입니다. 시청자가 궁금해 하는 주제를 잘 선정하기 때문에 주제에 대한 몰입력이 높게 됩니다.

 

시사예능 프로그램답게 재미도 있습니다. 유사한 시사 토론 프로그램이 품위유지와 명예훼손 금지, 방송언어 조항과 관련하여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민원과 제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외부자들'은 격이 있는 재미를 전해줍니다. 시사가 가져야 하는 품격을 고스란히 갖춘 채, 예능의 즐거움까지 갖추었으니 시청률은 절로 따라옵니다.

 

무엇보다도 이 프로그램의 최대 장점은 토론자의 구성입니다. 가히 대한민국 최고의 논객이 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토론자의 자질이 뛰어나다 보니 진행 과정이 논리적이며 합리적입니다. 네 명의 전문가가 각자의 정보와 관점으로 사안을 해석하는 방식이 매우 정합적입니다. 각 주제에 대해서 각자의 의견을 던지고 마는 것이 아니라, 그 주제의 의미와 해석에 대한 결론이 명쾌합니다.

 

그러나 토론자 구성의 장점은 동시에 한계로도 남습니다. 뛰어난 논객임에도 불구하고 세 명의 정치인과 한명의 문화평론가라는 구성은 주제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가집니다. 가령 박근혜 전 대통령 사건이 정치 문제라고 하더라도, 필연적으로 법적인 이슈를 다룰 수밖에 없는데, 이들 토론자가 어느 정도의 사법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 그래서 이들의 진단이 어느 정도 신뢰성을 가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또한 시사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재미가 가미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정신과라는 의료 분야의 의견을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입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사회자입니다. 토론 프로그램에서 사회자의 역할은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게 주제의 배경을 소개하고, 질문과 요약을 통해서 토론의 진행을 도우며, 논점이 흐려질 경우 정리를 통해서 일관되게 토론할 수 있게 만드는 것입니다. 개그맨 남희석씨의 진행은 이 가운데 어느 것도 수행하지 못한 채, 놀라운 반응을 보이거나 농담을 던지는 것으로 역할을 다합니다. 차라리 평범한 시민의 역할로서 궁금한 점에 대해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을 취하면 어떨까요? 주제의 일관성을 지킴으로써 산만함이라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고, 또한 토론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분석과 전망에 더 힘을 실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채널A는 종합편성채널입니다. 종합편성채널은 다양한 장르의 방송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합니다. 현재 종합편성채널이 가장 많이 받는 비판은 뉴스와 토론에 지나치게 쏠린 편성비율입니다. ‘외부자들’과 같은 토론 프로그램은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는 이유로 편성비율이 25%에 이를 정도로 가장 높습니다. ‘외부자들’과 유사한 시사토론프로그램이 각 종편에 넘치는 이때에, ‘외부자들’이 가져야 하는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밖에서 바라보는 외부자들의 시선이 헌법과 시민의식을 반영하고, 사회 정의와 소수자의 권익을 대변하는, 그래서 우리 사회를 따뜻하게 할 수 있는 힘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고맙습니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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