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방송 DMB에 대한 정책지원 필요하다

November 9, 2017

2017.11.08. [디지털산책] 재난방송 DMB와 `유비무환`. 디지털타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부터 국내에서 출시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을 통해 FM 라디오 방송의 수신이 가능해진다고 지난 8월에 발표했다. 2016년 9월,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해 재난 방송에 대한 관심이 급증됐고, 이에 따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들의 재난 대응 능력 향상을 위해 스마트폰에 FM 라디오 수신 기능을 활성화 할 것을 요구해 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는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와 함께 FM 기능 활성화 방안을 논의한 결과 이와 같은 결정을 내림으로써, 긴급 재난 시 이동통신망이 마비되는 상황에서도 FM라디오 방송을 통해 송신망의 과부하 문제없이 다수의 청취자가 동시에 들을 수 있는 안정적인 체계를 마련했다.

 

이와 같은 결정은 자연 재해와 같은 불확실성이 급증하는 시대에 스마트폰을 통한 라디오 방송 수신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재난 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늘 지니고 다니는 스마트폰과 안정성 있는 방송 채널인 FM 라디오를 통해 재난 방송을 이야기 하다 보니, 또 다른 방송이 생각나는데 DMB가 그 주인공이다. IT 환경변화에 따라 IPTV 도입, 지상파 디지털전환, UHD 등 방송산업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정책 결정이 있었으나, DMB는 방송정책 결정 과정에서 늘 제외된 채 그간 있는 듯 없는 듯 지속돼 왔다.

 

재난방송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방송이 DMB이다. 지난 2014년 국회는 `방송통신발전 기본법` 제40조 제2항(현재는 제3항)의 재난방송의 수신시설 설치안을 제정하고, 이후 2015년 8월 재난방송 수신시설의 설치 의무화 고시 개정을 통해 재난방송으로써 DMB의 역할을 강화한 바 있다. FM라디오와 DMB가 재난방송 관련 국가 기간 방송이므로 지하시설 등의 건축물에 FM라디오와 DMB 수신기와 중계기를 의무 설치하도록 한 것이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보면 여전히 준비가 미흡하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2015년 12월에 발표한 재난방송 수신환경을 전수 조사한 결과를 보면 전국 도로와 철도의 터널과 지하공간 3,026개소 중 2,528개소(83.5%)에서 지상파DMB의 수신상태가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와 신설 계획도시 등은 기존 DMB 수신권역이 아니었기에 많은 인구 분포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음영지역이었고, 수도권 지하철 9호선은 아직 중계시설이 설치되지 않는 등 설치와 유지보수가 미흡한 상황이다.

 

재난방송이라는 이름에서 드러나듯, 평시에는 별로 중요할 것 같지 않지만 막상 재난이 발생되면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재난방송이다. 무료 보편적 서비스이자 재난방송으로서 지상파DMB는 일상적 사용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안 된다. 지진이나 태풍 등 국가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녕을 지키기 위한 방책으로 방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대규모 정전으로 인해 인터넷과 이동통신망을 이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본 DMB 서비스 ‘원세그’는 유일하게 재난방송을 송출하며 인명 구조 활동에 공헌했다. 국가 재난 방송으로 지정했다는 의미는 바로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빛을 발할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지하시설, 도로, 터널, 공공건물 등 소유자와 점유자 그리고 관리자가 재난 방송을 위한 방송통신설비 설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고, 설치가 안 되어 있다면 방송통신위원회의 중계기 설치 지원사업을 확대하여 음영지역을 최소화하고 유지보수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스마트폰에서 FM 라디오 수신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향후 DMB를 시청할 수 있는 자율 방안을 이끌어내는 노력도 필요하다. 2014년에 출시한 삼성전자의 갤럭시 S5와 노트5 이후 스마트폰에 DMB 안테나 없이 이어폰을 통해 이용한 수신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스마트폰 이어폰을 휴대하고 다니는 사용자 비율이 약 30%밖에 안 된다는 점에서 재난 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FM 라디오의 경우처럼 단말기 제조사에서 이어폰이 아닌 DMB 안테나를 내장하는 방식으로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

 

유비무환(有備無患).

평안한 시기에 DMB와 FM라디오와 같은 재난방송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분명한 이유이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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