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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을 잇는 5G 네트워크

2018.05.02. [사이언스프리즘] 5G가 만드는 ‘번영’의 세상. 세계일보

2018년 4월 27일.

대한민국 역사는 물론 세계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날이다. 이 날은 한반도 평화가 깃들 시작점이자 동북아와 세계 평화가 이루어질 출발점이다. 전 세계의 눈은 한반도를 향했다. 이제 한반도는 세계로 나가는 중심이자 미래를 향한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곳이다.

남북정상회담의 감동을 실시간으로 전해주는 그 뒤편에는 우리의 ICT 기술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에는 방송망과 전용회선 등 통신 시스템 및 시설이 구축됐다. 또한 국내외 41개국에서 파견된 360개 언론사 2850명의 취재진을 위해 일산 킨텍스 프레스센터에서는 방송망과 통신망을 위한 28㎓ 대역의 5G 기지국이 설치됐다.

5G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도 새롭게 제공됐다. 정상회담 브리핑이 진행되는 판문점 자유의 집 브리핑 룸에 360도 카메라를 설치한 것이다. 판문점에서 있었던 브리핑은 방송 중계뿐만 아니라 5G 네트워크를 통해 360도 동영상으로 실시간 중계가 되어 프레스센터에 전해졌다. 비록 현장에서 취재를 하지는 못하지만, 프레스센터에 있는 내외신 기자들은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를 통해 360도 동영상을 풀HD보다 16배 선명한 8K(7680×4320 해상도)의 초고화질 수준으로 볼 수 있었다.

5G는 최대 다운로드 속도가 20Gbps, 최저 다운로드 속도는 100Mbps인 이동통신 기술로 1km² 반경 안의 100만 개 기기에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5G에서는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발생하는 지연시간이 1ms에 불과하여 자율주행이나 원격 의료 등 무지연 네트워크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기반이 된다.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시티 등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근간인 것이다.

5G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5G 시장 선점을 위한 전 세계의 경쟁은 말 그대로 전쟁을 방불케 한다. 북미무선통신협회(CTIA)가 지난 4월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이 5G 네트워크 개발에서 가장 앞서 있으며 한국과 미국이 그 뒤를 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5G의 중요성이 드러나는 단적인 사례는 최근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국가안보 위협 등을 이유로 5G 통신망을 국유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정도로 미국이 정부 주도로 5G 통신망을 빨리 구축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우리나라에서 5G 통신망의 상용화를 재촉하는 한 계기가 됐다. 벌써부터 경제협력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지만, 북한은 신시장 개척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인 곳이다. 특히 유·무선 통신 분야는 민간투자가 활발해질 분야로 예측할 수 있다. 정보통신 분야는 타 분야와 달리 기간사업으로서 단순한 경제 논리가 적용될 수는 없지만, 우리 통신사의 시장 확대와 북한의 경제 고도화라는 상호 이익의 관점에서 충분히 기대할만하다.

1989년 11월 28일 독일 연방 하원은 ‘독일과 유럽의 분단 극복을 위한 10개항의 방안’을 제시했는데, 의료 및 재정 지원과 함께 통신망 확충을 가장 우선적으로 추진했다. 이후 낙후된 동독의 정보통신 구축을 위한 세부 계획이 ‘Telekom 2000’ 이라는 망구축 사업으로 진행됐고, 이는 통일국가로서 독일의 정보인프라를 형성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낙후된 북한의 통신망을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은 5G 망고도화를 통한 통신망 구축과 솔루션 제공, 클라우드, 사물지능통신(M2M) 등 ICT 기술의 이전을 필요로 한다.

유럽과 일본은 각각 2G와 3G 시장에서 우위를 보였고, 미국은 4G 시대를 이끌었다. 이제 5G는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과 북을 잇는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5G 시대는 한반도로부터 전 세계를 잇는 평화의 시대가 될 것이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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