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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자들>

2018.04.27. <외부자들>. 채널A 시청자마당. (334회)

‘밖에서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라는 첫 멘트가 프로그램의 성격을 잘 나타내는 <외부자들>이 이제 다음 주면 70회를 맞습니다. 고정 멤버로 출연했던 정봉주 전의원의 선거 출마로 인해 63회부터는 빈자리가 눈에 띄기도 하지만, 수습사원이라는 이름으로 매주 새롭게 소개되는 출연자의 면면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당분간 ‘내부자'의 출연이 이어질 것 같은 구성인데, 사안을 잘 아는 당사자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리 나쁘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구성의 변화가 있을 때에 중요한 것은 고정 출연자의 역할입니다. 고정 출연자가 프로그램의 중심을 잘 잡아주어야 시청자는 안정감 있게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와 달리 반복되는 고정 출연자의 실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고정 출연자인 전여옥 작가는 지난 4월 17일 방송에서 두 번의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먼저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국회의원 당시 세 번의 출장을 여성 인턴과 갔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정의당이 김기식 원장을 부적절한 인사라고 한 이유를 설명하며, 이제까지 국회에서 없었던 해외출장을 갔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모두 사실이 아닙니다. 첫 번째 주장은 기동민 의원에 의해서, 그리고 두 번째 주장은 진중권 교수에 의해서 정정이 됐지만, 사실 관계에 대한 내용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은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게다가 해프닝으로 넘어간 인턴이 타고 간 비행기 좌석이 비즈니스석이었다는 실수까지 포함하면 전여옥 작가는 이날 사실이 아닌 세 개의 사건과 연관이 있게 된 것입니다. 다행히 다른 출연자에 의해 팩트체크가 되었지만, 이는 출연자로서 커다란 결격사유입니다. 시청자가 기대하는 것은 사실 논쟁이 아니라 의견 논쟁입니다. 명백한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이를 통한 의미를 전달해주어야지, 사실 자체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만드는 것은 토론의 기본을 갖추지 못한 것임을 출연자는 명심하기 바랍니다.

그동안 자막이 과도하게 사용된다는 비판을 받아온 <외부자들>이 여전히 과도한 자막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은 유감입니다. 게다가 자막이 출연자의 발언과 전혀 상관없는 내용을 전한다면 이는 더 큰 문제입니다. 지난 4월 17일 방송에서 지방분권의 중요성을 다룬 부분이 있었습니다. 지방분권의 문제점을 이야기하며 지방의회의 강화를 강조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이때 자막은 ‘지방분권 말하면서 지방의회 독점 고수하는 민주당’이라고 나왔습니다. 엉뚱하게 민주당을 비판하는 꼴이 됐습니다.

자막의 또 다른 문제점으로 은어의 사용을 지적할 수 있습니다. 역시 지난 4월 17일 방송에서는 초성으로 이루어진 단어가 자막으로 나와 시청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기동민 의원의 팩트체크를 들은 전여옥 작가의 머리 위로 ‘ㅇㅈ'이란 자막이 뜬 것입니다. 무슨 뜻인지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채팅방이나 인터넷에서 주로 청소년들이 ‘인정’이라는 말을 이렇게 초성만을 따서 사용한다고 합니다. <외부자들>의 시청자 층을 고려할 때 적절한 의미 전달이 되었을지도 의문이고, ‘인정’이 아닌 ‘ㅇㅈ'이란 은어를 사용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정치예능 프로그램은 재미와 함께 사회적, 정치적 이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치적 관심을 유도하며, 정치 지식을 쌓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외부자들>이 즐거움과 정보전달이라는 두개의 목표를 잘 달성할 수 있도록 출연진과 편집에 조금 더 세심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정동훈(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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