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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차량 화재와 나비효과

2018.08.15. [사이언스프리즘] BMW 차량 화재와 나비효과. 세계일보 최근 BMW 차량 화재 사건이 큰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소방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BMW 차량의 화재 건수는 15일 기준 83건에 달하는데 2014년 46건, 2015년 77건, 2017년 94건과 비교해보면 올해 많은 화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많이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자동차 화재는 매년 적지 않게 일어나고 있다. 2013년에 국산차 4859건과 수입차 391건의 화재가 있었던 이후 국산차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7년 4455건, 반면 수입차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516건이 발생할 정도로 어찌 보면 뉴스거리가 아닐 정도로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가 2017년 말 기준 약 2253만대에 이르니 연평균 화재비율은 0.02%로 1만대 당 2대 정도이다. 비록 화재건 수에는 방화, 사고, 노후에 따른 화재 등도 모두 포함되지만 비율로 따지면 순수하게 차량결함으로 인한 사고가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화재 원인이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지만 BMW는 자사의 디젤 차량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쿨러에서 발생하는 냉각수 누수 현상이 화재 원인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EGR란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기 위한 장치이다. 질소산화물은 광화학 스모그를 유발하고, 산성비를 내리게 한다. 특히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유해물질로서 독일에서만 한해 평균 6000여 명이 질소산화물과 관련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조사될 정도로 해롭다. 질소는 공기의 78%를 차지할 만큼 그 자체가 인간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고온 고압 상태의 디젤 연소과정은 질소와 산소를 분해시킨다. 이때 분해된 질소와 산소 분자가 만나게 돼 질소산화물이 되고, 바로 이것이 인간과 환경에 위험한 성분으로 변환된다. 고온 고압 상태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은 디젤차에 의해 주로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전 세계를 놀라게 한 폴크스바겐 배기가스 조작 사건 역시 질소산화물과 관련이 있다. 배기가스를 테스트하는 동안은 소프트웨어를 조작해 폴크스바겐과 아우디 디젤 차량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줄이고, 실제 주행 중에는 질소산화물을 허용치보다 최고 40배 이상 내뿜은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디젤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유럽연합(EU)에서는 유로(Euro)규제를 시행하며,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EGR은 용어에서 드러나듯 배기가스를 재순환시킴으로써 질소산화물의 농도를 줄인다. 재순환의 핵심은 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질소산화물은 고온이나 고압 상태에서 만들어지는데 온도를 낮춤으로써 질소산화물의 배출을 감소시키는 것이다. 배기가스는 이미 연소가 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산소의 양은 적은 반면, 이산화탄소의 양은 많다. 이로 인해 연소실에서 공기와 배기가스를 섞으면 그만큼 온도가 낮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질소산화물의 배출은 감소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 우선 출력이 안 좋아진다. 고온·고압에서 폭발적인 출력이 일어나야 하는데 온도를 떨어뜨리니 당연한 결과이다. 또한 산소의 농도가 줄어드니 불완전 연소가 돼 일산화탄소나 미세먼지와 같은 다른 배기가스를 증가시킨다.

BMW의 화재사건으로 인해 디젤차 생산을 중단하고 친환경자동차 생산을 확대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디젤차든 휘발유차든 내연기관 자동차는 환경오염을 악화시킨다. 디젤차가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면, 휘발유차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키는 주범이다. 이에 각 국가에서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금지를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려고 한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가 2025년부터 시작을 하고, 인도가 2030년, 프랑스와 영국은 2040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BMW 차량 화재가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과 보급을 촉진할지 두고 볼 일이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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