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디지털 굴기(崛起)

February 27, 2017

2017.01.23. [디지털산책] 무섭게 커버린 `중국 디지털 굴기`. 디지털타임스

 

중국이 무섭다. 인구, 군사, 경제. 전 세계에서 미국을 위협하는 유일한 나라. 이제는 디지털 분야도 미국의 턱밑까지 따라왔다. ‘디지털 강국, 중국’이라고 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중국은 세계적인 디지털 국가가 됐다. 단지 하드웨어만 만드는 제조업을 말하는게 아니다. 인공지능, 자동운전 솔루션, 전자상거래, 드론 등 도전하지 않은 분야가 없으며, 게다가 거의 전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을 갖고 있다. 아직도 중국을 짝퉁 천국, 베끼기의 나라로 우습게 본다면 이는 디지털 세계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중국의 디지털 굴기는 여실히 드러났다. 약 3,800개 회사가 참여한 이번 ‘CES 2017’에서는 중국에서만 전체 참석 기업의 30%인 약 1,300여개의 회사가 참석했으니, 미국에 있는 중국 계열 회사를 포함한다면 ‘중국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중국 기업의 참여는 매년 급증했다. 2015년에는 550여개 기업이 참여했지만, 2016년는 두배 증가한 1,100여개 회사가 참여했고, 금년에는 전년 대비 20퍼센트가 증가한 것이다. 중국 스타트업의 무서운 확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중국이 이렇게 무서운 속도로 디지털 대국으로 발돋움한 원인을 살펴보면, 정부의 지원과 스타트업, 그리고 사용자의 적극적 참여라는 안정적인 삼각 구도를 들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의 디지털 기업 육성을 위해 2015년 한 해에만 약 254조원의 정부 지원 벤처 펀드를 포함해서, 2010년 이후 약 372조원의 기금을 모았고, 2016년 상반기 동안 중국의 스타트업 펀딩에 약 41조원을 투자했다. 매 분기마다 400에서 500여개의 스타트업에 투자되고 있으니 그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기반사업에 대한 투자는 더 적극적이다. 인터넷 브로드밴드와 모바일 네트워크 망 확충 사업에 2020년까지 3년 동안 187조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이렇게 되면 모든 도시 지역과 지방의 90퍼센트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되고, 전체 인구의 75퍼센트가 모바일 사용자가 된다. 이러한 망 확충 결과는 인터넷 사업자의 사용자 확대를 가져오므로 시장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스타트업 규모는 세계 최대이다. 이미 실리콘 밸리를 넘어섰고, 실리콘 밸리의 우수 인력이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2016년 한해에만 유니콘이라 불리는 10억달러 이상 가치를 가진 스타트업의 수가 143개로 2013년에 비해 네 배가 넘게 성장했다. 기업이 성장함으로써 시장이 확대되고, 시장 확대는 다시 스타트업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오는 선순환 체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전자상거래 시장의 예를 들어보자. 2015년 기준 중국의 전자상거래 소매시장은 648조 5,600억원 규모이다. 2020년이 되면,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전체 규모는 6,325조원, 소매시장만 계산해도 총액의 약 25퍼센트인 1,581조원, 그리고 종사자만 4천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더군다나 중국은 사용자의 수나 사용 빈도에서도 비교 대상 국가가 없을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2016년 7월 기준으로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인구의 52퍼센트 가량되는 7억 천 만명에 이르고,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즐기는 사용자는 6억 5천만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기준으로 온라인 지불의 65퍼센트를 모바일 기기로 했으며, 약 1억 5천만명의 중국인이 앱을 통해서 음식을 주문했으니 얼마나 광범위한 사용자층이 있는지 예측할 수 있다 .

 

디지털 미래를 준비하는 중국의 노력은 단지 시장 확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2014년에 처음 시작한 ‘세계 인터넷 컨퍼런스(WIC)’가 한 예이다. 전 세계 인터넷 산업의 주도권을 이끌기 위해 중국정부와 중국의 인터넷 기업들이 만든 WIC는 작년 11월에 3회 대회가 열렸는데, 이 자리에는 전 세계 110개국에서 정부 관료를 비롯하여 300여개의 인터넷 회사를 대표하는 1,600명이 참석해서 인터넷과 관련된 16개 포럼, 20개의 이슈를 다룬 바 있다. 경제 현안을 분석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세계경제포럼의 연례 회의인 다보스 포럼을 생각나게 하는 이 컨퍼런스는 인터넷의 현재를 평가함으로써 미래를 이끌려는 중국의 의도를 엿보게 한다.

 

이렇게 중국은 디지털과 관련된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2016년에 발간한 중국을 이해하는 35개의 키워드를 보면, 이 가운데 일곱 개가 디지털과 관련된 단어였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국제조 2025, 인터넷 플러스, 모바일 결제, O2O, 크로스 보더 전자상거래, 데이터 테크놀로지, 그리고 카쉐어링이 그것이다. 정부와 스타트업, 그리고 사용자가 디지털 미래를 그려가고 있는 것이다.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서가자’는 구호와 함께 한국은 한 때 IT 강국이라는 자부심을 가진 적이 있다. 되돌아보니, 인터넷 속도와 삼성이라는 착시에 빠져 소프트웨어 인력과 산업은 등한시한 껍데기 산업과 인터넷 소비만 강한 꼴이었다.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해 성장동력을 확충하려는 노력도 허상이 됐다. 대체 한국은 어디에 있는가? 4차 산업을 준비하는 우리에게 중국은 본보기로 삼아야 할 나라가 됐다. 디지털 관련 기술과 정책, 투자 등 중국의 전략을 배우고, 중국과 함께 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정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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