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인식에서 유전자 정보까지, 생체인식 기술의 발전

October 20, 2017

2017.10.25. [테크 트렌드] “'33조' 생체인식 기술 시장, 활용 범위 '무한대'”. 한경비즈니스

 

톰 크루즈가 주연을 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2002)와 잭 리처(2012), 웨슬리 스나입스가 주연한 데몰리션 맨(1993), 그리고 최근 후속편 개봉으로 원작에 대한 관심이 더해진 헤리슨 포드 주연의 블레이드 러너(1982). 비슷한 듯 그렇지 않은 듯, 이들 영화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생체인식 기술이 사용된 장면이 등장한다는 것이다. 지문인식과 망막이나 홍채인식 등을 통해 신분 확인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미래 사회를 다룬 공상과학 영화에서 주로 사용되지만 영화 잭 리처에서 보인 것과 같이 지문인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활용되어 왔다.

 

늘 영화 속의 장면으로 인상 깊게 보아왔던 생체인식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대중에게도 익숙해진 생체인식 기술은 날로 그 성장세가 폭발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스트래티스틱스 시장조사컨설팅(Stratistics Market Research Consulting)에 따르면, 세계 생체인식 기술 시장은 2016년에 약 3조 5천억원(32억 4천만 달러) 규모였던 것이 2023년에는 약 13조 4천억원(122억 2천만 달러), 그리고 리포트링커(ReportLinker)는 2022년에 약 33조원(294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생체인식 기술은 사람마다 다른 인간의 특정 생체 정보를 자동화된 장치로 추출하여 본인 여부를 판별하는 기술을 말한다. 생체인식에서 사용되는 신체 특징은 지문, 망막, 홍채, 얼굴 등의 신체 부위뿐만 아니라 서명, 걸음걸이 등과 같은 행동 습성도 포함된다. 생체인식 기술의 핵심은 누구나 갖고 있는 정보를 대상으로 함과 동시에 사람마다 각기 다른 생체 정보를 구분 지어야 한다. 개인의 생체 정보는 변하지 않아야 함과 동시에 또한 변화시킬 수도 없어야 한다. 그리고 센서로 정보를 추출하는 방식이 편리해야 하고, 정보 보안이 강해야 한다.

 

생체인식 기술이 각광받는 큰 이유는 생체인식만이 갖는 고유한 편리성과 보안성 때문이다. 온라인 비밀번호처럼 굳이 대문자와 소문자, 특수문자와 숫자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복잡하게 만들지 않아도 단 한 번의 터치나 스캔으로 정보를 추출할 수 있는 편리성과 개인의 생체 정보를 빼내기가 쉽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생체정보가 한번 유출되기만 한다면, 돌이킬 수 없이 복잡한 문제가 발생가능하다. 그래서 생체인식 기술은 네트워크 환경에서 안전하게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마련한다.

 

이를 위해 조직된 대표적 단체가 피도연맹(FIDO Alliance)이다. 피도연맹은 전 세계 200개 다국적 글로벌 기업이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한 인증방식 기술표준을 정하기 위해 2013년 2월 설립된 조직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알리바바, 인텔, 비자 등 해외 기업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BC카드, SKT 등 많은 국내 기업 등이 참여하여 생체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안전하게 인증할 수 있는 국제인증기술표준을 개발하고 있는데, 현재 전 세계 약 30억명의 사용자가 피도연맹의 인증방식을 따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다양한 생체인식 방법에 따라 기술 역시 다양하지만, 생체인식 기술은 대체로 사용자의 생체정보를 추출하고 저장하는 단계, 생체정보를 통해 사용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인증 단계, 그리고 데이터베이스에서 수많은 기록 중에 사용자를 찾아내는 식별 단계 등으로 기술 영역이 구분된다. 각 단계에서 고유한 생체정보에 따른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적용되는 기술도 다르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생체인식 기술은 지문, 홍채, 망막, 음성, 얼굴인식이고, 정맥인식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 각각의 기술이 어떠한 특징이 있는지 정리를 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방식인 지문인식 방법이 있다. 피부 표피 밑층인 진피 부분이 손상되지 않는 한 평생 변하지 않기 때문에 생체 인식 기술로 가장 널리 쓰이고 있는 지문인식은 광학적 또는 비광학적 방식을 통해 지문 영상 정보를 획득한다. 가시광선에 반사된 지문 영상을 획득하거나 전기나 초음파 센서를 통해 지문 영상 정보를 추출하는데,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기계에 접촉하는 방식이어서 인식률이 높고 간편해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휴대전화인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에서도 지문 방식은 가장 먼저 채택될 정도로 활용도가 높다. 다만, 땀이나 먼지 등으로 인해 인식률이 떨어진다는 점과 손의 상처나 변형에 민간하고 접촉 방식으로 본을 떠서 위조를 할 수 있다는 문제는 단점으로 꼽힌다.

 

음성인식은 사람마다 말하는 습관과 억양에 따른 고유한 음의 높낮이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을 이용한 방법이다. 음성인식은 사용자의 음성을 저장시킨 후 입력 음성의 패턴과 저장된 음성의 패턴을 비교하는 패턴 매칭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다른 생체인식 기술과 달리 현장에 있지 않아도 전화로 확인을 할 수 있고, 손과 발 등 물리적 조건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사용 가능하며,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보안보다는 사물인터넷과 연관되어 구글 '홈'이나 아마존 '에코', 그리고 KT '기가 지니'와 SKT '누구'처럼 인공지능 스피커에서 비서의 역할을 하는 주요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다.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기술 수준도 높지 않아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스피커와 같은 기기에서 활용되고 있고, 앞으로 활용 범위가 가장 넓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낮은 인식률과 주변 환경의 잡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성대모사 등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의 숙제가 있다.

 

갤럭시 S8, S8+에도 채택된 홍채인식과 얼굴인식 기능은 최근에 가장 뜨는 생체인식 기술이다. 먼저 홍채인식 기술은 사람마다 고유한 특성을 가진 안구의 홍채 패턴을 이용한 기술이다. 검은 동공과 흰자위 사이에 있는 도넛 모양의 홍채를 인식하는데, 정확성, 안정성, 사용 편리성, 처리 속도 면에서 가장 진일보한 생체인식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홍채인식 과정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다. 먼저 홍채 영상을 추출해야 하는데, 적외선 카메라가 홍채 영역을 분리해서 정보를 추출한 후, 사용자의 홍채무늬를 0과 1로 디지털로 변환하는 코드열로 만들어 개인이 가진 고유한 홍채 코드를 생성한다. 홍채인식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함이다. 기존의 망막인식 기술은 눈을 기기에 밀착시켜 스캔을 해야 했기에 불편함과 동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일정 정도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홍채인식은 카메라를 2초 정도만 바라보는 것만으로 인식이 가능하기에 매우 편리하고 정확하다. 홍채는 복제가 불가능하고, 일생동안 변화하지 않으며, 렌즈나 안경을 착용하더라도 높은 인식률을 갖고 있기에 가장 진보된 생체인식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고가의 기술이라는 것이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된다.

 

얼굴 형태를 3차원 영상으로 파악하거나 얼굴혈관에서 발생하는 열을 분석하는 방법, 또는 눈, 코, 입 등의 위치 정보를 포함한 얼굴의 전체 윤곽 정보를 추출한 후 인증하는 것이 얼굴인식 기술이다. 갤럭시 S8의 얼굴인식 방법은 전면 카메라를 통해 사용자의 안면 전반을 스캔한 후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기술을 통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딥러닝 방식이므로 사용을 하면 할수록 학습량이 늘면서 정확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애플 역시 아이폰X에서 ‘페이스 ID’를 통해 안면인식 기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과 같은 하드웨어와 안면인식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이 함께 작동해서 정확성과 보안성을 확보하고 있다. 구글 포토나 페이스북 포토 역시 보안 영역은 아니지만, 딥러닝 기반 얼굴인식 기술을 활용한 사진 분류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 구글은 실내용 보안카메라 ‘네스트 캠 IQ’를 소개하기도 했는데, 구글 포토와 동일한 안면인식 기술을 사용해 비디오에 찍히는 사람을 구별한다. 얼굴인식 기술은 카메라와의 거리가 충분히 떨어져 있어도 가능하기 때문에 사용자가 인식 과정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만, 빛과 같은 외부 환경뿐만 아니라 자연 노화나 성형 등의 자연적인 변화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는 숙제로 남는다.

 

최근에는 정맥인식 기술을 활용한 보안기술이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정맥인식 기술은 손바닥이나 손등, 손목에 있는 정맥 형태를 인식하는 기술이다. 적외선과 필터를 사용해 혈관을 투시한 후 잔영을 이용해 정보를 추출한다. 혈관모양을 매칭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복제가 거의 불가능하다.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채택될 것 같지는 않지만, 군이나 금융 등 보안이 특히 중요한 분야에서는 이미 20여년 전부터 정맥인식 기술 기반 보안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등 보안이 특히 요구되는 분야에서의 전망은 밝다.

 

이밖에도 걸음걸이, 귀 모양, 유전자 정보, 서명 등을 이용한 방법이 연구되는 등 생체인식의 범위가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이다. 생체인식 기술은 사물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적용되고 있는 분야만 언급해도, 휴대전화나 자동차 등 기기의 사용자 인증에 사용되는 보안 분야, 모바일 뱅킹이나 전자상거래, 결재수단 등으로 사용되는 금융 분야, 전자주민증이나 출입국 심사에 사용되는 공공 분야, 닮은 사람 찾기나 유명인과의 유사율을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분야, 그리고 전자처방전이나 환자신분확인을 하는데 사용하는 의료복지 분야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생채인식 기술이 대중화됨에 따라 안전성과 편리함과 함께 영화에서 보았던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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