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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탑텐>

2018.03.16. <뉴스탑텐>. 채널A 시청자마당. (328회)

평일 오후 5시 40분부터 80여 분 동안, 그날 가장 화제가 된 주제들을 엄선해 방송하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정하는 형식으로 시청자에게 그날의 중요한 뉴스를 정리해 전해주는 <뉴스탑텐> 이야기입니다. 황순욱 보도본부 차장이 진행하는 뉴스 쇼 형식의 프로그램인 <뉴스탑텐>은, 종합편성채널의 일일 방송 가구시청률 조사에서 늘 10위 안에 들 정도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뉴스탑텐>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성입니다. 유사한 뉴스 쇼 프로그램에서는 대게 토론자의 수가 서너 명에 그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총 여덟 명의 토론자가 참여합니다. 네 명의 토론자가 몇 개의 뉴스를 맡고 또 다른 네 명의 토론자가 다른 몇 개의 뉴스를 맡는 식입니다. 한꺼번에 여덟 명의 토론자가 출연하지 않고 이렇게 두 조로 나누어서 토론을 하니 진행도 자연스럽습니다. 이렇게 많은 전문가가 뉴스를 심층 진단하기 때문에 정보의 의미와 함의 또한 넓고 깊습니다. 전문가인 토론자가 서로 대립하는 의견을 전해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으로 뉴스를 분석한다는 의미이죠. 전문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분석을 하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신뢰성이 함께 전해집니다.

이렇게 전문성을 지녔음에도 총 열 개의 뉴스를 전하다 보니 때로는 토론자의 부적합성이 눈에 띄기도 합니다. 3월 12일 방송된 프로그램에서는 연예인과 음식 뉴스를 20분이 넘게 진행했는데 이때 네 명의 토론자 중 변호사가 두 명이었습니다. 비전문가이다 보니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부적절함이 눈에 띄었습니다. 거의 매일 고정 출연하며 정치에 대해 치열한 분석을 했던 변호사가 고갈 위기의 주꾸미를 이야기하고, 타우린과 콜레스테롤을 언급하며 암세포 증식을 막는 주꾸미를 5분 동안 이야기합니다. 내용 전달이 밋밋할 뿐만 아니라 신뢰성도 떨어집니다. 이와 같은 원인이 발생하는 이유는 참석한 토론자의 전문 분야와 전하려는 뉴스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열 개의 뉴스 분야에 따라 토론자를 선정할 수 있도록 전문 분야를 다양화해야 합니다.

최근 2주 동안의 프로그램 내용을 분석하다 보니 선정하는 열 개의 뉴스가 주로 정치와 북한 관련 뉴스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물론 최근의 국내외 정세를 따져보면 당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 선정된 뉴스가 그날의 ‘탑텐’에 속하는 중요성을 가졌는지는 곰곰이 생각해볼 만 합니다.

대중 매체 이론 중에 뉴스 매체의 강력한 효과를 설명하는 이론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의제 설정 이론입니다. 의제 설정 이론은 매체가 뉴스를 통해 중요하다고 보도하는 주제가 대중에게도 역시 중요한 주제로 인식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뉴스 매체는 뉴스를 보는 독자나 시청자에게 무엇에 대하여 생각하고 이야기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보통 뉴스 방송의 의제 설정 이론을 적용하는 경우, 뉴스 전달 순서가 의제의 중요성을 그대로 전달합니다. 즉 첫 번째로 전하는 뉴스가 가장 중요한 식입니다. 그런데 <뉴스탑텐>은 아예 순위를 매겨서 시청자에게 전달하니 그 랭킹을 어떻게 선정하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의제 설정 이론에 따르면 <뉴스탑텐>이 정하는 순위에 따라 시청자들은 뉴스의 중요도를 그대로 받아들인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뉴스탑텐>의 뉴스 선정이 왜 중요한지, 그리고 순위를 매기는 것에 왜 심혈을 기울여야 하는지 말해줍니다. 많은 시청자의 사랑을 받고 있는 <뉴스탑텐>이 우리 사회에 중요한 의제를 전해줄 수 있도록 뉴스와 순위 선정, 그리고 토론자 섭외에 더 주의를 기울여주기를 기대합니다. 고맙습니다.

정동훈 광운대학교 미디어영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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